화병의 초기는 어떤 사건과 사람에 의해서 충격을 받은 것으로 화라고 말하기 보다는 격한 분노의 상태에서의 배신감이나 증오심이 마음에서 출렁이는 상태입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사건과 사람들로부터 충격을 받아도 분노나 배신감을 그 사람 앞에 솔직히 털어놓지 않고 참고 억누르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처럼 충격기가 지나면 격한 분노나 배신감 등의 감정이 어느 정도는 진정이 되고 이성을 서서히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고 단지 억눌러 놓은 상태이기에 심각한 갈등으로 불안증이 나타나고, 분노를 억제하는 상황이 됩니다.

갈등기에서 겪었던 불안감과 분노를 억제하면서 살아 왔던 시간은 그 사람의 에너지를 많이 소진시키고, 체념기에는 이제 그 상황을 체념하며 담담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체념기에 있는 화병 환자는 마치 우울증에 빠진 사람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흔적은 반드시 몸에 나타나기 마련이어서 화병을 유발한 사건과 사람과의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참고 억누르는 과정을 거쳐 결국 마음의 문제가 몸의 무넺로 나타나는 시기가 바로 증상기라고 합니다. 소화가 잘 안되고, 머리가 아프고, 불면으로 힘들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등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만성 스트레스 반응의 형태들로 신체적인 증상들이 나타납니다.